연재칼럼

제목: 아들에게 내 머리카락을 주고 싶어요
작성일: [2011-05-13]
다운로드: 

가끔 병원에 어머니와 아들, 모자가 같이 오셔서 상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머니쪽 가계에 유전성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아들뿐 아니라 어머니도 같이 탈모에 대한 상담을 받으러 오신 겁니다. 비록 여성형 탈모의 패턴을 나타내고 있지만 어머니는 공여부의 밀도가 높고 머리카락이 굵어서 모발이식의 조건이 참 양호한 반면 아들은 전체적으로 탈모의 범위도 넓으면서 공여부의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상담실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망스런 어머니를 보며 참혹한 현실앞에서 눈물까지 보이는 아들도 있습니다. 미안한 어머니의 가슴이야 더 말할게 없겠지요. 그러면서 다같이 하시는 질문은 "내 머리를 아들에게 좀 줄 수 없느냐?"입니다.

 

현시대의 모발이식은 자가모발이식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 많은 제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식에 필요한 모발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모발이식은 어렵습니다. 간이나 신장이식처럼 이식후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조물주께서 우리 몸을 만들 때 나의 것이 아닌 다른 것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물리치게 만드는 면역시스템을 같이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수많은 병균과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모발 또한 다른 사람의 것이 이식된다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이식 모발은 생존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없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수고와 노력이 헛되게 됩니다. 그렇다고 다른 장기 이식처럼 면역억제제를 평생 먹을 수도 없습니다. 모발이란게 외관상 보기에 안좋을뿐이지만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 필수적인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면역억제제를 먹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성은 떨어지는 겁니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새로운 시대가 오게 될 것입니다. 모발이 아니라 금발이 될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은 자기 머리카락을 팔아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탈모인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모발을 무한정 공급받을 수 있기에 탈모를 100% 다 커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직 이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아직까진 조물주가 인간이 이 한계를 뛰어 넘도록 허락하고 있지 않습니다. 남의 머리카락을 이식받든지 아님 자기 머리카락을 무한 복제해서 쓸 수가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전글 모발이식, 20대에 받는다면 너무 이른 것인가요?
다음글 얼마나 심어야 될까요?